캐빈닷넷과의 기획기사에서 오치국치료사님을 멋지게 담아주셨네요!
가치소비 참여형 마케팅 사업프로그램으로,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계속 알리고 더 큰 가치를 연결해 나가겠습니다.
노는 게 제일 좋아🤸
놀이는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해🪕 특히 어린이들은 놀이하면서 규칙을 배우고, 말로 하지 못했던 걸 표현할 수도 있어.
이렇게 어린이들과 함께 놀면서 마음의 문을 닫은 어린이들의 속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 바로 더느린걸음의 오치국 치료사님이야.
발달이 느린 어린이와 그 가족이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이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놀이치료사 오치국입니다. 놀이치료 분야에서 발달장애와 부모자녀 관계, 관계치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놀이치료’라는 용어가 생소해요. ‘놀이치료’가 무엇인가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어로 상담을 하는 성인과 달리,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서툴러요.
그래서 어린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의 심리상태와 사고 패턴을 파악합니다. 다시 놀이를 통해 문제행동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즉,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 문제가 되는 요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재활교육💻사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코로나가 결정적인 계기였어요. 팬데믹으로 대면 치료에 제약이 생기면서 비대면으로도 대면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놀이치료라고 하면 현장에 함께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어린이가 놀이하는 과정을 제가 볼 수 있고 양육자가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코칭이 가능해요. 이렇게 기존 치료의 맥락에서 확장해 비대면 재활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놀이치료를 진행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나요?
가장 큰 어려움은 놀이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에요. 많은 분들이 놀이치료에 대해 단순히 놀이를 배우는 시간, 혹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비대면으로 놀이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죠.
놀이치료는 차순위로 밀려나는 경우도 많아요.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필요한 건 언어치료와 감각통합 치료, 인지치료라고 생각하거든요.
더느린걸음 놀이치료사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가족 전체를 구해준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있어요. 어린이의 반복적인 문제행동은 양육자를 비롯한 가족구성원 전체를 지치게 하거든요.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대부분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관계맺는 것이 불편해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자기보호적이에요.
그래서 놀이를 통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줘요. 그러면 양육자도 어린이와 소통을 할 수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니 가족이 덩달아 편해지죠.
업무를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자폐성 장애 어린이를 만났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자폐의 경우 치료를 통해 호전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계획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 어린이는 어린 시기부터 정확한 진단과 목표 없이 소위 좋다고 불리는 치료들만 계속 받아왔어요. 무의미한 치료들을 오랜 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받다 보니 양육자도, 어린이도 많이 지쳐 있었어요.
6개월 정도 저와 치료를 진행한 뒤에 양육자와 상담을 했는데, 양육자께서 “우리 아이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어요. 놀이치료를 받으면서 자녀가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니까 가족끼리 관계를 맺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관계를 회피하던 어린이의 성향도 많이 줄어들었고요.
이 친구가 유난히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제가 힘들었던 시기에 힘을 주었기 때문이에요. 자폐의 경우 치료 효과가 단기간에 뚜렷하게 나타나기 쉽지 않다 보니, 치료사들이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 이 친구와 함께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덕분에 자긍심을 가지고 계속 놀이치료사로서 일할 수 있었답니다.
발달장애 아동들을 치료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요?
아동들에게는 뇌가 확장되고 습관이 만들어지는 어린 시절이 정말 중요해요.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이 시기에 단편적으로만 치료를 하려다 보니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습관이 굳어져서 바꾸기 어렵죠.
처음 장애 진단을 받고 방향을 잘 설정하면 치료가 훨씬 수월한데, 헤매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치료 효과가 더딘 경우가 많아서 늘 안타깝죠.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좋은 교육📝이란 어떤 교육일까요?
아동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애든지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아동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어린이들은 모두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각각의 아동에 맞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죠.
하지만 대체로 병원에서조차 이렇게 접근하지 않고 있어요.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와 같은 진단 결과만을 가지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죠. 양육자도 상담이나 검사보다는 치료가 급하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분석 과정이 선행되어야 해요. 방향을 잘못 잡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는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어린이들의 웃음이요.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어떻게 처리하고 표현해야 할 지 몰라서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제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동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저에게 폭 안기기도 하는데, 그때 정말 행복해요.
어린이에게 존재 자체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치료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에요.
롤 모델🤩이 있다면요?
책입니다. 사실 치료사들은 다른 선배나 동료의 치료 현장을 볼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대신 학자들의 책을 참고하게 돼요.
에릭슨, 아들러 등 저명한 학자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쓴 책을 롤모델로 삼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학자들의 생각과 마음이 녹아 있는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치료 전략을 분석하는 일이에요. 양육자가 치료 초기에 아이들을 파악하고 분석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양육자가 치료 방향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요.
두 번째는 양육자 교육입니다. 어린이들의 문제행동은 대부분 양육자와의 관계와 잘못된 양육 방식에서 비롯돼요. 하지만 대부분의 양육자들이 스스로 인정하지 않죠. 그래서 양육자 혹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싶어요. 장애아동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놀이치료와 교육을 홍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방식의 교육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끝으로, 오치국 치료사님의 좌우명🌈이 궁금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인정받으려고 하지 말자’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한계를 만나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곱씹어요. 이렇게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제 스스로를 다독이며, 작은 말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