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말이죠 제꿈은 대통령이었어요. 뭐 굳이 지금은..
그땐 하고 싶었어요. 대통령은 국회의원으로
근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나이를 먹고 살아갈수록 꿈은 정말 현실적으로 변해 가더라구요.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지금 꿈이란 건 평생 가지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평생에 걸쳐 이루기도 하고 빨리 이루기도 하고 나의 꿈은 더딘 것 같은 데 타인의 꿈들은 빨리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인생이란 걸 살아보니 모든 기준이 나에겐 꽤 엄격하고 타인에겐 관대하며, 내 아이에겐 엄격하고 다른 아이에게 관대하고
내 인생은 더디고 꿈은 못 이루었는 데 타인에게 그럴 수 있다 관대하고 내 아이에게 그 관대가 허용이 안되더라구요.

​인간의 이 간장 종지만도 못한 마음의 넓이로 세상을 들여다 볼진데,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바라보는 것 쉽지 않죠.

​우리 엄마들은 아빠들은 그래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보호자들이 그릇이 정말 대접같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간장 종지에서 겨우 밥그릇 정도 크기까지 확장한 정도인 것이라는 걸요. 그것도 전 생에 걸쳐서 말이에요.
아마 타인을 볼때에는 넓은 접시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아이와 살아가야할 현실적인 1+1의 인생을 생각하다보니 전 사업가란 길을 택한 것 같습니다.
책에 담겨있는 가치있는 보고 배워야 할 존경할 분 많이 계시겠지요.
밥먹고 살아가야 할 인생에서 이 아이에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한 자리를 내어 주기 위해 전 참 빨리 깨달음을 얻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느린 아이로 인해 인생의 배속이 빨라졌다 할까요.
이 아이의 느림만큼이나 제 인생은 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움직여야 했고 더 빨리 움직여야 했으며 더 멀리 가야 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느림과 빠름은 그렇게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것인가 봅니다.

​이제 아이는 고3입니다.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 만들어진 카페였어요. 그때는 참 많이 막막했고 길도 없는 어둠뿐이었어요. 무작정 내딛었던 것 같아요.
안아들었던 손목을 쥐었던 엎었던 끌었던 그 아이는 이제 학교 가는 아침이면 자연스레 팔짱을 끼고는 엄마를 잡습니다.
내년 내후년 전공과를 선택하면 2년의 여유가 저에겐 더 주어지겠죠. 아이를 보니 시간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아이가 사회로 나오기전까지 전 사업가로써 아이의 책상자리를 더 열심히 만들어야 겠어요.
지금 만드는 자리가 2년뒤 또 다른 자리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내 아이와 세상 모든 아이를 위해 오늘도 느린걸음은 화이팅 하렵니다.